봄비가 내리며 봄꽃들이 만개했는데요. 요 몇일 사이에 꽃내음이 더욱 진해진 느낌입니다.
수수꽃다리 라일락은 봄철 꽃향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인데요. 외형과 향기가 비슷하지만 조경 방식과 꽃말, 생육 환경에서 뚜렷한 차이를 지니고 있죠. 수수꽃다리인지 라일락인지 궁금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두 꽃의 특징과 구분법, 인기 이유를 정리해드립니다. |
봄이 되면 거리마다 퍼지는 향긋한 꽃내음에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수수꽃다리 라일락은 꽃 모양과 향기가 비슷해 많은 분들이 헷갈려하시는데요. 저 역시 몇 해 전까지는 연보랏빛 꽃은 모두 라일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나무는 생김새와 자라는 방식, 그리고 용도 면에서 차이가 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이 두 봄꽃의 다른 점을 세심히 짚어보고 각각이 우리 일상에서 어떤 매력을 선사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수수꽃다리 라일락 어떻게 다를까?
겉모습만 보면 수수꽃다리 라일락은 구분이 쉽지 않지만 몇 가지 특징을 알고 보면 구별이 가능합니다. 수수꽃다리는 여러 그루의 묘목을 한데 심어 무리를 이루며 자라는 데 반해 라일락은 하나의 나무가 독립적으로 자라면서 가지를 넓게 뻗어갑니다.
그리고 수수꽃다리는 꽃송이가 작고 가지런하게 펴서 전체적으로 단정한 인상을 주는데요. 라일락은 꽃이 풍성하고 넓게 퍼지면서 좀 더 화려한 느낌을 줍니다. 잎을 보면 수수꽃다리는 뾰족한 하트 모양의 좁은 잎을 가지고 있고 라일락은 잎이 크고 둥글어 좀 더 부드러운 인상을 남깁니다.
두 나무 모두 향기가 짙고 은은해 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데요. 향기만으로는 전문가도 수수꽃다리 라일락을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비슷하다고 합니다.
2. 수수꽃다리, 왜 요즘 늘어났을까?
최근 수수꽃다리가 아파트 단지나 공공 화단에서 많이 보이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수수꽃다리는 병충해에 강하고 건조한 날씨에도 잘 견디는 생명력을 지녀서 관리를 자주 하지 않아도 건강하게 자라는 특성이 있는데요. 특히 중북부 지역처럼 온대 기후인 곳에 잘 적응하기 때문에 토양이 특별히 비옥하지 않아도 잘 자라는 편이라 조경수로 적합합니다.
그리고 수수꽃다리는 북한 지역인 평안도와 황해도에서 자생하는 식물인데요. 서양에서 유입된 라일락보다 곁가지가 적고 잎이 크며 수형이 정돈되기 쉬운 편입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공공장소나 아파트 단지의 조경수로 활용되고 있지요.
꽃이 한꺼번에 무리를 이루어 피는 특성 덕분에 시각적으로 풍성한 느낌을 주고 키가 높지 않아 시야를 가리지 않고 주변 경관과도 잘 어우러지는 장점도 있는데요. 그래서 요즘에는 도시 속 녹지 공간에서 조화롭고 안정된 분위기를 만들고자 할 때 수수꽃다리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3. 라일락이 가진 상징성과 감성적인 매력
라일락은 단순한 조경수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꽃나무입니다. 색깔에 따라 다양한 꽃말을 가지고 있어 정서적으로도 많은 의미를 지니는데요. 보라색 라일락은 첫사랑과 사랑의 시작을 의미하고 흰색 라일락은 순수함과 아름다운 약속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연보랏빛 라일락은 젊은 날의 기억을 떠오르게 하며 붉은빛을 띠는 품종은 우정과 오해라는 복합적인 감정을 담고 있지요.
라일락이라는 이름 자체는 페르시아어 ‘닐락’에서 유래된 말로 푸르스름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후 영어권으로 전해지며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는데요. 라일락은 최대 5~6미터까지 자라며 넓게 뻗는 가지와 풍성하게 피어나는 꽃으로 웅장한 수형을 이루어 공원수나 정원수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합니다.
특히 은은하지만 강한 향기로 인해 단순히 보는 즐거움을 넘어 후각적으로도 즐거움을 주는데요. 봄을 완연히 느끼게 해주는 감성적인 식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 그루만 있어도 정원의 분위기를 확 바꾸는 라일락은 그 자체로 봄을 알리는 상징이 되기도 하죠.
4. 마무리
봄날 거리에서 연보랏빛 꽃을 만났을 때 이제는 자연스럽게 수수꽃다리인지 라일락인지 궁금해지실 텐데요. 수수꽃다리 라일락 두 꽃 모두 봄의 향기와 따뜻한 감성을 전해주는 소중한 존재로서 각자의 방식으로 우리의 일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줍니다. 이 봄, 가까운 공원이나 산책길에서 수수꽃다리와 라일락의 향기를 맡으며 봄날의 감성을 천천히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